우리들의 호숫가

(세상읽기) 대통령의 정치적 눈물

2016.12.03 21:26

한반도 조회 수:1361

   백병규 시사평론가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엊그제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둘러본 후 귀경 길 차 안에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경호팀에게 들었다며 그렇게 전했다.

[세상읽기]대통령의 정치적 눈물

그 눈물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생뚱맞다. 무슨 눈물인가? 엄동설한을 앞두고 화재로 생활의 터전이 잿더미가 돼 버린 상인들의 억장이 무너지는 절망감이 새삼 가슴에 사무쳐서 흘린 눈물이었을까. 그러기엔 그의 서문시장 행보는 짧고 건조했다. 10여분. 시간이 문제는 아니다. 겹겹이 그를 둘러싼 경호팀의 장막 안에서 상가연합회장과만 만났을 뿐이다. 그런 그가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물까지 흘렸다니 어떤 눈물이었을까.

눈물에도 여러 빛깔이 있다. 슬픔, 연민, 감동, 분노, 회한, 기쁨…. 그 모든 빛깔의 눈물은 순수한 감정의 결정체다. 다른 이의 슬픔과 아픔, 혹은 기쁨에 대한 온전한 공감의 반응이기도 하다. 거기에는 거짓과 꾸밈, 계산이 들어설 한 치의 여지도 없다. 

그래서 그가 흘렸다는 눈물이 생뚱맞다. 공화국의 대통령으로서는 해서는 절대 안되는 숱한 일들을 저질러 놓고도 한 치의 뉘우침도 없이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우기는 저 뻔뻔한 몰염치 속에서 어떻게 그런 눈물이 나올 수 있을까. 100만, 200만 촛불민심의 외침은 외면한 채 치졸한 정치적 계산에 골몰하는 그 미욱한 둔감함 속에서 어떻게 이런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것일까.

그의 서문시장 행보는 지극히 정치적이다. “어려웠을 때마다 찾아왔던 곳인데 이렇게 돼서 안타깝다”는 그의 언사에서도 그런 의도는 잘 드러난다. 대구·경북에서도 바닥으로 떨어진 그에 대한 지지를 어떻게든 끌어 올려보고자 하는 의도가 뚜렷하다. 탄핵을 앞두고 있는 그가 그런 행차를 하는 것 자체가 그렇다. 

박 대통령의 눈물이 의심스러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때 ‘눈물의 서약’을 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 한 달 뒤쯤 가진 대국민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그때 그의 눈물 또한 ‘연출’된 것이라는 혐의를 받았다. 그의 대국민담화가 있던 날 아침에 CBS의 한 기자는 “청와대 참모들이 박 대통령에게 눈물을 보일 것을 조언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대국민 호소력이 커진다는 이유였다. 그 기자는 대국민담화에서 “박 대통령이 눈물을 보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보았고, 박 대통령은 그의 예상대로 ‘눈물’로 호소했다. 

눈물의 서약은 그 어떤 맹약보다도 진실하고 굳건하다고 한다. 눈물의 진정성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 눈물, 꾸밈의 눈물에 다름 아니다. 악어의 눈물이다.

박 대통령은 그 뒤에 어떻게 했던가. 생때같은 자식들이 무참히 수장되는 것을 눈 뻔히 뜨고 지켜봐야 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끝 모를 고통과 한을 풀어주고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그들의 가슴에 수없이 대못을 박았다. 세월호 진상조사를 방해하고, 나아가서는 경제 살리는 데 도움이 안된다며 대못 질을 해댔다. 그게 자신의 수상쩍은 ‘7시간’의 사생활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그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2차 대국민담화에서도 언뜻 눈물 같은 것을 비쳤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하고,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응하겠다는 약속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팽개쳤다. 즉각 그만두라는 촛불민심이 들끓자 ‘탄핵하려면 해 보라’는 식으로 나왔다. 그러다가 정작 탄핵이 코앞에 다가오자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정치적 카드를 꺼냈다. 그는 끝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선 털끝만큼도 자인하지 않았다. 


이 스산한 겨울날에 100만, 200만이 쉼 없이 광장에 모여 촛불을 켜는 것은 어떻게든 그의 퇴진만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눈물까지도 배신한 이 거짓과 기만의 가면을 낱낱이 벗겨내라는 열망이다.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는 법치와 국가와 공동체의 기강을 제대로 세우라는 주권자들의 준엄한 명령이다. 그 앞에서 허튼 정치적 술수는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탄핵이 좌절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니다. 정치권은 그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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